직장에서 했던 실수가 계속 생각날 때, 과거 반추와 자기비난에서 벗어나는 방법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과거의 실수를 떠올리며 ‘내가 왜 그랬지?’라고 생각하게 된다. 회의에서 엉뚱한 말을 했던 순간, 상사에게 잘못된 자료를 보고했던 일, 동료에게 무심코 했던 말, 거래처와의 커뮤니케이션에서 발생했던 실수, 중요한 업무를 놓쳤던 경험 등이 대표적이다.
문제는 이미 끝난 일인데도 기억이 계속 반복된다는 데 있다.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서도 생각나고, 잠자리에 누워서 갑자기 떠오르기도 한다. 심지어 다음 날 출근해서 업무를 하다가도 과거의 장면이 불쑥 생각나면서 집중력이 흐트러질 수 있다.
특히 직장에서는 실수가 단순히 개인적인 경험으로 끝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업무 결과에 영향을 미치거나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실수에 대한 책임감이 크게 느껴질 수 있다. ‘그때 조금만 더 확인했더라면’, ‘그 말을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왜 그렇게 행동했을까’라는 생각이 꼬리를 물면서 과거의 장면을 반복해서 재생하게 된다.
이런 상태가 반복된다면 단순히 기억력이 좋거나 과거에 집착하는 성격이라고만 생각할 필요는 없다. 과거의 부정적인 경험을 반복적으로 떠올리고 분석하는 **반추(rumination)**가 습관처럼 자리 잡았을 가능성이 있다.
반추는 과거의 사건을 돌아보는 것 자체와는 다르다. 실수에서 교훈을 얻고 앞으로의 행동을 바꾸기 위한 성찰은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같은 장면을 계속 떠올리면서 자책하고, 이미 끝난 상황의 다른 가능성을 반복해서 상상하며, 결국 ‘나는 왜 이것밖에 안 될까’라는 결론으로 돌아온다면 현재의 삶까지 방해할 수 있다.
더구나 직장생활에서 반복되는 자기비난은 업무에 대한 자신감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한 번의 실수 이후 ‘다음에도 또 실수하면 어떡하지’라는 불안이 생기고, 새로운 업무를 맡는 것이 두려워지며, 동료의 사소한 표정이나 말투까지 자신과 연결해서 해석할 수도 있다.
따라서 과거의 실수를 완전히 잊으려고 하기보다 과거의 사건과 현재의 나를 분리하고, 반추가 시작되는 순간을 알아차리며, 필요한 교훈만 남기고 현재로 돌아오는 연습이 중요하다.
직장에서 했던 실수를 계속 떠올리는 이유는 무엇인가
직장에서 발생한 실수는 다른 일상적인 기억보다 유독 오래 남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직장이 단순히 업무를 수행하는 공간이 아니라 자신의 능력과 사회적 평가가 끊임없이 이루어지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직장인은 업무 능력, 책임감, 성실성,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 여러 기준을 통해 자신과 타인을 평가한다. 따라서 업무에서 실수가 발생하면 단순히 ‘업무 하나를 잘못했다’고 느끼기보다 ‘내 능력이 부족한 것은 아닐까’라고 받아들이기 쉽다.
예를 들어 보고서에서 숫자를 하나 잘못 기재했다고 가정해 볼 수 있다. 실수 자체는 수정하면 끝나는 문제일 수 있다. 하지만 머릿속에서는 ‘왜 검토를 제대로 못 했을까’, ‘상사가 나를 무능하게 생각했을까’, ‘팀원들도 내가 일을 못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앞으로 중요한 일을 맡기지 않으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으로 확대될 수 있다.
이처럼 하나의 사건이 자기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로 연결되면 과거의 기억이 더욱 강하게 느껴질 수 있다.
특히 다음과 같은 생각이 반복된다면 반추가 시작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 ‘그때 내가 왜 그런 말을 했을까?’
- ‘조금만 다르게 행동했으면 결과가 달라졌을까?’
- ‘상사가 아직도 그 일을 기억하고 있을까?’
- ‘동료들이 나를 이상하게 생각했을 것 같다.’
- ‘나는 왜 다른 사람들처럼 일을 잘하지 못할까?’
- ‘그때 실수하지 않았더라면 지금 상황도 달라졌을 텐데.’
- ‘다시는 그런 실수를 하면 안 된다.’
이러한 생각 중 일부는 업무를 개선하는 데 필요한 성찰일 수 있다. 그러나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을 이미 알고 있는데도 계속해서 생각한다면 문제 해결보다는 반추에 가까워질 수 있다.
구분 건강한 자기성찰 반복적인 반추
| 목적 | 실수에서 배우기 | 과거를 다시 평가하기 |
| 생각의 방향 | 앞으로 어떻게 할지 생각함 | 왜 그때 그랬는지 계속 생각함 |
| 결과 | 구체적인 행동 변화 | 자책과 후회가 반복됨 |
| 자기평가 | 행동을 평가함 | 자신의 가치까지 평가함 |
| 지속시간 | 필요한 만큼 생각하고 멈춤 | 원하지 않아도 계속 생각남 |
| 감정 | 교훈과 책임감 | 수치심, 불안, 죄책감 |
| 현재 생활 | 업무에 복귀함 | 현재 업무에 집중하기 어려움 |
특히 직장인의 경우 ‘실수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강할수록 과거의 사건에 더 오래 머물 수 있다. 업무에서 책임을 다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완벽하게 실수하지 않는 사람은 현실적으로 존재하기 어렵다.
중요한 것은 실수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실수 이후에 무엇을 할 것인지이다. 잘못된 부분을 확인하고 수정했다면 그다음 단계는 자신을 계속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현재의 업무로 돌아오는 것이다.
과거의 실수를 기억하는 것과 과거의 실수에 계속 살고 있는 것은 다르다. 기억은 남아 있어도 그 기억을 반복해서 꺼내 자신을 공격하지 않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과거의 직장 실수를 억지로 지우려고 하지 말고 알아차리는 연습하기
과거의 부끄러운 기억에서 벗어나려고 할 때 가장 먼저 주의해야 할 것은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는 강박이다.
‘그 일은 이제 생각하지 말자’, ‘오늘은 절대 그 기억을 떠올리지 말자’라고 결심하면 오히려 그 기억을 계속 확인하게 될 수 있다.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역설적으로 그 생각의 존재를 계속 감시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직장에서 과거의 실수가 떠올랐을 때는 기억을 없애려고 하기보다 ‘지금 반추가 시작됐구나’라고 알아차리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업무를 하다가 갑자기 몇 달 전 회의에서 했던 말이 떠올랐다고 가정해 볼 수 있다.
처음에는 ‘아, 그때 내가 왜 그런 말을 했지?’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여기서 생각을 따라가기 시작하면 회의 당시의 표정, 동료의 반응, 상사의 말투까지 하나씩 떠오르면서 상황을 다시 분석하게 된다.
이때 잠시 멈추고 다음과 같이 생각하는 것이다.
‘지금 과거의 회의 장면을 다시 떠올리고 있구나.’
이것만으로 충분하다. 굳이 ‘왜 그런 생각을 하는지’까지 분석할 필요는 없다.
그다음에는 현재의 감각으로 주의를 옮긴다. 손에 쥔 마우스의 감촉을 느끼거나, 의자에 몸이 닿아 있는 느낌을 확인하거나, 모니터에 보이는 문장을 한 줄 읽는 것도 방법이다. 물을 한 모금 마시거나 잠시 자리에서 일어나 움직이는 것도 좋다.
핵심은 기억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주의를 현재로 되돌리는 것이다.
과거의 장면이 다시 떠올라도 실패한 것이 아니다. 반추가 시작됐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다시 현재로 돌아오면 된다. 이것을 반복하면서 ‘과거의 기억이 떠오르면 반드시 그 기억을 끝까지 생각해야 한다’는 습관에서 조금씩 벗어날 수 있다.
직장에서는 업무 전환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한 업무를 마치고 다른 업무로 넘어갈 때 ‘이제 다음 업무를 시작한다’고 의식적으로 선언하고, 해야 할 일을 작은 단위로 나누어 시작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기획안을 완성해야 한다’고 생각하기보다 ‘파일을 열고 제목을 작성한다’, ‘지난 자료를 확인한다’, ‘첫 번째 항목을 작성한다’처럼 구체적인 행동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반추가 강해질수록 생각의 세계에서 빠져나와 실제 행동으로 돌아오는 것이 중요하다.
반추가 시작됐을 때 하지 않아도 되는 것 대신 할 수 있는 행동
| 과거의 실수가 떠오름 | 기억을 억지로 지우기 | ‘생각이 떠올랐구나’라고 알아차리기 |
| ‘왜 그랬지?’가 반복됨 | 끝까지 원인을 분석하기 | 현재 업무의 다음 행동으로 이동하기 |
| 상사의 반응이 생각남 | 상대의 생각을 추측하기 | 현재 확인할 수 있는 사실에 집중하기 |
| 자책이 시작됨 | 자신을 다시 비난하기 | 실수와 자신의 존재를 분리하기 |
| 집중력이 떨어짐 | 완벽하게 집중하려 하기 | 5분 정도 작은 업무부터 다시 시작하기 |
처음에는 생각이 금방 사라지지 않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생각이 사라지는 속도가 아니다. 생각이 떠올랐을 때 그 생각을 따라가는 시간이 조금씩 짧아지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실수한 사람’과 ‘나는 부족한 사람’을 구분해야 한다
직장에서 실수를 반복적으로 떠올리는 사람에게 특히 필요한 것은 행동과 자기 자신을 분리하는 것이다.
‘나는 보고서에서 실수했다’와 ‘나는 일을 못한다’는 전혀 다른 문장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첫 번째 경험이 두 번째 자기평가로 쉽게 이어질 수 있다.
업무에서 실수를 한 뒤 ‘내가 왜 그랬지’라고 생각하다가 결국 ‘나는 원래 덜렁거리는 사람인가 봐’, ‘나는 회사 생활을 잘 못하는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은 다 잘하는데 나만 부족하다’는 생각까지 이어지는 것이다.
이때 과거의 행동과 현재의 정체성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실수는 특정한 상황에서 발생한 행동이다. 그 행동에는 당시의 업무량, 시간 압박, 정보 부족, 경험 부족, 의사소통 문제, 피로도 등 여러 요인이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런데 결과만 놓고 모든 원인을 자신의 성격이나 능력 탓으로 돌리면 실제 상황을 지나치게 단순화하게 된다.
예를 들어 업무를 잘못 처리했다면 ‘내가 무능해서 그랬다’고 결론 내리기보다 ‘검토 과정이 부족했다’, ‘업무 인수인계가 충분하지 않았다’, ‘마감 직전에 업무가 몰렸다’, ‘내가 확인해야 할 항목을 명확하게 알지 못했다’처럼 구체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렇게 접근하면 자책이 아니라 개선으로 연결할 수 있다.
과거의 실수를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정리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사실 → 내가 해석한 것 → 실제로 배울 점 → 앞으로의 행동
예를 들어 다음과 같다.
‘회의에서 자료의 숫자를 잘못 말했다.’
이것은 사실이다.
‘팀원들이 나를 무능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이것은 사실이 아니라 내가 추측한 해석일 수 있다.
‘회의 전 핵심 수치를 한 번 더 확인해야 한다.’
이것은 앞으로 적용할 수 있는 교훈이다.
‘다음 회의부터 발표 자료의 숫자를 별도로 체크한다.’
이것은 구체적인 행동이다.
이렇게 정리하면 과거의 사건을 계속 반복해서 떠올릴 필요가 줄어든다. 이미 필요한 교훈을 추출했기 때문이다.
생각 사실인지 확인하기 보다 현실적인 관점
| 상사가 나를 무능하게 생각했을 것이다 | 상대의 생각은 직접 확인하기 어렵다 | 실수를 지적했을 수 있지만 그것이 나 전체에 대한 평가라고 단정할 수 없다 |
| 나는 일을 정말 못한다 | 한두 번의 실수로 전체 능력을 판단할 수 없다 | 특정 업무에서 개선할 부분이 있을 수 있다 |
| 다시는 실수하면 안 된다 |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기준이다 | 같은 실수를 줄이기 위한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 |
| 그때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모르겠다 | 당시 상황을 완벽하게 재구성하기 어렵다 | 당시의 상황과 감정을 고려해 이해할 수 있다 |
| 모두가 아직도 그 일을 기억할 것이다 | 타인의 기억을 알 수 없다 |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의 업무와 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둔다 |
특히 직장생활에서는 다른 사람들도 각자의 실수와 고민을 안고 살아간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내가 몇 달 전 회의에서 했던 말을 아직까지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고 해서 동료들 역시 같은 정도로 그 일을 기억하고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내게는 매우 크게 느껴지는 사건이 다른 사람에게는 이미 지나간 작은 사건일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그 실수가 실제로 얼마나 큰 일이었는가’와 ‘현재 내가 그 실수를 얼마나 크게 느끼고 있는가’를 구분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자기비난 대신 자기자비를 연습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
과거의 실수를 계속 떠올릴 때 가장 어려운 부분은 자신에게 친절해지는 것이다.
‘내가 잘못했는데 나를 이해해줘도 되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기자비는 자신의 잘못을 무조건 정당화하거나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가 아니다.
자기자비는 잘못한 부분은 인정하되 자신을 불필요하게 공격하지 않는 태도에 가깝다.
직장에서 실수를 했다면 잘못된 업무를 수정하고 필요한 사과를 하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는 것은 필요하다. 이것이 책임이다. 그러나 그 이후에도 몇 주, 몇 달 동안 ‘나는 왜 그렇게 바보 같았을까’라고 자신을 반복해서 비난하는 것은 문제 해결과는 다른 행동이다.
자기자비를 연습할 때는 자신에게 친한 동료에게 말하듯 이야기해 보는 방법이 있다.
같은 실수를 친한 동료가 했다면 어떤 말을 해줄지 생각해 보는 것이다.
‘왜 그렇게 했어? 정말 이해가 안 된다’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럴 수도 있다’, ‘다음에는 이렇게 확인하면 된다’, ‘이미 수정했으니 너무 자책하지 마’라고 말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자신에게도 같은 수준의 이해를 제공할 수 있다.
‘나는 그때 실수했다. 아쉬운 부분이 있다. 하지만 그 실수 하나가 나라는 사람 전체를 결정하지는 않는다. 필요한 부분은 배웠고, 다음에는 다르게 행동하면 된다.’
이러한 자기대화는 처음에는 어색할 수 있다. 특히 평소 자신에게 엄격한 사람일수록 긍정적인 말을 하는 것 자체가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럴 때는 억지로 ‘괜찮아, 아무 문제 없어’라고 말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사실을 인정하면서 조금 더 균형 잡힌 문장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실수해도 아무렇지 않아야 한다’보다는 ‘실수했기 때문에 마음이 불편한 것은 자연스럽다. 하지만 계속 나를 벌줄 필요는 없다’가 현실적이다.
자기비난적인 말 자기자비적인 말
| 나는 왜 이렇게 일을 못하지? | 이번 업무에서 내가 놓친 부분이 무엇인지 확인해 보자 |
| 나는 정말 바보 같다 | 누구나 업무에서 실수할 수 있다 |
| 다시는 실수하면 안 된다 | 같은 실수를 줄일 방법을 만들어 보자 |
| 사람들이 나를 이상하게 생각할 것이다 | 다른 사람의 생각을 내가 모두 알 수는 없다 |
| 그때 왜 그랬는지 계속 생각해야 한다 | 필요한 교훈을 얻었다면 현재로 돌아와도 된다 |
| 나는 이런 실수를 할 자격이 없다 | 실수한 나도 여전히 존중받을 가치가 있다 |
자기자비는 단기간에 과거의 기억을 없애주는 기술이 아니다. 오히려 기억이 떠올랐을 때 그 기억 때문에 자신을 공격하는 습관을 바꾸는 연습이다.
결국 목표는 ‘그 일을 완전히 잊는 것’이 아니다. 그 기억이 떠올라도 ‘그때 그런 일이 있었지’라고 생각하고 다시 현재의 삶으로 돌아올 수 있는 상태에 가까워지는 것이다.
직장인의 반추를 줄이기 위해서는 퇴근 후 생각의 경계도 필요하다
직장인의 경우 과거 실수가 계속 떠오르는 이유가 단순히 기억 때문만은 아닐 수 있다. 업무와 일상의 경계가 흐려져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회사에서 발생한 문제를 퇴근 후에도 계속 생각하고, 집에서도 메신저나 이메일을 확인하며, 잠들기 직전까지 다음 날 업무를 걱정하면 뇌가 업무에서 충분히 벗어날 기회를 얻기 어렵다.
특히 직장 내 인간관계와 관련된 실수는 업무가 끝났다고 해서 감정적으로 바로 종료되지 않는다. 상사에게 들었던 말이나 동료의 표정, 회의에서의 분위기 등이 집에 돌아온 뒤 다시 떠오를 수 있다.
이때 퇴근 후 일정한 ‘업무 종료 의식’을 만드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퇴근하기 전에 내일 해야 할 일을 간단하게 메모하고, 오늘 처리한 업무를 확인한 뒤 ‘오늘 업무는 여기까지’라고 정리하는 것이다.
머릿속에 해야 할 일이 남아 있으면 계속 기억해 두려고 하기 때문에 오히려 생각이 반복될 수 있다. 이를 종이에 적어두면 ‘내일 확인할 일이 있다’는 사실을 외부에 저장할 수 있다.
퇴근 후에는 산책, 운동, 샤워, 음악 감상, 요리 등 업무와 다른 감각을 사용하는 활동을 하는 것도 좋다. 중요한 것은 반드시 거창한 취미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업무와 관련된 생각에서 주의를 다른 활동으로 이동시키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잠자리에 누워 과거의 실수가 떠오른다면 그때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밤에는 피로 때문에 부정적인 생각이 더욱 크게 느껴질 수 있다. 따라서 ‘이 문제는 내일 낮에 다시 생각하자’고 정하고, 필요하다면 메모만 해두고 현재의 휴식으로 돌아오는 것이 좋다.
직장생활에서 중요한 것은 하루 종일 업무를 생각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일할 때 일하고, 쉴 때 쉴 수 있는 능력을 만드는 것이다.
과거의 실수가 자꾸 떠오른다면 언제 도움을 받아야 할까
과거의 실수를 떠올리는 것 자체는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자연스러운 경험이다. 따라서 기억이 한두 번 떠올랐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고 판단할 필요는 없다.
다만 반추가 지나치게 잦아지고 강해져 일상생활을 방해한다면 혼자서 버티기보다 전문가의 도움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과거의 생각 때문에 업무에 집중하기 어렵거나,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거나, 사람을 만나는 것이 두려워지거나, 출근 자체가 힘들어지는 경우이다. 반복적인 자기비난 때문에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심해지는 경우에도 상담이나 정신건강의학과 진료 등을 통해 현재 상태를 점검해 보는 것이 좋다.
특히 ‘생각을 멈추려고 노력하는데도 통제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스스로를 탓할 필요는 없다. 생각은 의지 하나만으로 완벽하게 조절되는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도움을 받는다는 것은 과거의 실수를 없애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아니다.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감정을 조금 더 건강하게 다루는 방법을 배우는 과정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과거의 실수가 현재의 나를 정의하도록 내버려두지 않는 것이다.
직장에서 실수했던 나도 나이고, 그 실수를 통해 배운 지금의 나도 나이다. 과거의 행동에 책임을 지는 것과 평생 그 행동 때문에 자신을 벌주는 것은 다르다.
‘그때 내가 왜 그랬지?’라는 질문이 떠오를 때마다 반드시 답을 찾아야 하는 것도 아니다.
때로는 ‘그때는 그렇게 행동했다. 지금은 다르게 행동할 수 있다’ 정도로 생각하고 현재로 돌아오는 것으로 충분하다.
과거의 기억을 지우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과거의 기억이 떠올라도 현재의 내 삶을 계속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오늘 직장에서 실수한 일이 있다면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사과해야 할 일이 있다면 사과하고, 개선할 부분이 있다면 기록하면 된다. 그리고 그다음에는 다시 자신의 업무와 일상으로 돌아가면 된다.
실수는 직장인의 일부일 뿐 직장인이라는 사람 전체가 아니다. 한 번의 실패가 업무 능력 전체를 결정하지 않으며, 한 번의 어색한 말이 인간관계 전체를 결정하지도 않는다.
과거의 실수보다 지금의 행동이 더 중요하다. 그리고 지금의 나는 과거의 나보다 더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과거의 나를 계속 심판하기보다, 그때의 나에게 ‘그럴 수도 있었다’고 말해주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볼 수 있다. 필요한 교훈은 남기고, 불필요한 자책은 내려놓는 연습이다.
직장인의 과거 반추에서 기억해야 할 핵심
- 과거의 실수가 떠오르는 것 자체는 이상한 일이 아니다.
- 같은 사건을 반복적으로 분석하며 자책한다면 반추가 되고 있을 수 있다.
- 기억을 억지로 지우려고 하기보다 ‘지금 반추하고 있다’고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하다.
- 실수한 행동과 나라는 사람 전체를 분리해야 한다.
- 실수에서 배울 점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바꾸면 반복적인 생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 자신에게 친한 동료에게 말하듯 현실적이고 자비로운 태도를 적용할 수 있다.
- 퇴근 후 업무와 일상의 경계를 만들어 현재의 삶으로 돌아오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좋다.
- 반추가 업무, 수면, 인간관계 등 일상생활을 지속적으로 방해한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고려할 수 있다.
결국 과거의 실수를 잊어야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과거를 기억하면서도 그 기억에 끌려가지 않는 것이 더 현실적인 목표이다.
‘내가 왜 그랬지?’라는 질문이 떠오르는 순간마다 과거의 장면으로 다시 돌아가는 대신 ‘그때는 그랬고, 지금은 다르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해 보는 것이다.
직장생활에서 실수하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보다 실수한 뒤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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