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행본 원고로 통과되는 글의 조건: 편집자가 실제로 보는 기준과 준비 순서
블로그에 쓰던 글, 브런치에 연재하던 글이 곧바로 단행본 원고가 되지는 않는다. 이유는 단순하다. 책은 ‘잘 쓴 글의 묶음’이 아니라, 명확한 목적을 가진 콘텐츠 설계물이기 때문이다. 출판사 편집자가 투고 원고를 검토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은 문장력이나 화려한 이력이 아니다. 글의 취지, 핵심 메시지, 그리고 독자가 또렷하게 그려지는가를 본다. 이 세 가지가 분명할수록 편집자는 그 원고를 허투루 대하지 않는다.
이 글은 출판 현장에서 실제로 언급된 기준을 바탕으로, 평범한 글을 단행본 원고로 발전시키기 위한 콘텐츠 제작 순서를 재정렬한 것이다. 막연한 ‘출간 욕심’이 아니라, 실제로 편집자의 검토 테이블에 올라갈 수 있는 글을 만들기 위한 실전 가이드다.
내용
1단계. 글의 취지와 핵심 메시지를 먼저 확정한다
단행본 원고의 출발점은 “무엇을 쓰고 싶은가”가 아니라 “왜 이 책이어야 하는가”다. 글의 취지는 저자가 이 책을 통해 해결하고 싶은 질문이며, 핵심 메시지는 독자가 책을 덮고 나서 가져가야 할 단 하나의 생각이다. 이 둘이 정리되지 않으면 글은 정보의 나열이나 개인적 기록에 머문다.
편집자는 원고를 읽으며 이 질문을 던진다. 이 책은 어떤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는가, 이 책이 지금 나와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 이 질문에 저자 스스로 답해 본 흔적이 느껴지는 원고는 읽는 태도부터 달라진다. 취지와 메시지는 원고 서문이 아니라, 기획 단계에서 가장 먼저 문장으로 정리되어야 한다.
2단계. 독자를 구체적으로 설정한다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책’은 출판 시장에서 가장 설득력이 약하다. 편집자는 언제나 “이 책을 가장 먼저 살 사람은 누구인가”를 떠올린다. 연령, 직업, 관심사, 지금 그 독자가 처한 상황까지 구체적일수록 원고의 방향이 선명해진다.
독자를 설정한다는 것은 글의 톤과 정보의 깊이를 결정하는 일이다. 초보자를 위한 책인지, 이미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사람을 위한 책인지에 따라 같은 내용도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쓰인다. 막연한 다수가 아니라 적지만 확실한 독자를 그릴 때, 책은 시장에서 자리를 찾는다.
3단계. ‘읽히고 싶은 마음’을 글에 반영한다
출판 가능한 원고와 그렇지 않은 원고의 가장 큰 차이는 태도다. 단순히 쓰고 싶은 글이 아니라, 반드시 누군가에게 말을 걸겠다는 마음이 느껴지는가가 중요하다. 이는 문장력보다 목적성에서 드러난다.
독자에게 왜 이 이야기가 필요한지, 이 책을 통해 어떤 도움이나 통찰을 줄 수 있는지를 저자가 스스로 알고 있을수록 글은 선명해진다. 편집자는 이런 원고에서 저자의 성실함과 책임감을 읽는다. 결과적으로 이런 태도를 가진 저자가 끝까지 완성도 높은 책을 만들어 낸다.
4단계. 책 한 권으로 묶을 수 있는 콘텐츠인지 점검한다
아무리 좋은 글이라도 단행본 분량과 구조를 갖추지 못하면 출간은 어렵다. 원고에 담긴 지식과 경험이 타인에게 공유할 가치가 있는지, 하나의 주제로 최소 10~15개의 이야기로 확장 가능한지 점검해야 한다.
이 단계에서는 글의 재미, 실용성, 독창성을 함께 본다. 정보 제공형인지, 경험 기반 서사인지, 문제 해결형인지 성격을 명확히 해야 한다. 또한 단발성 글이 아니라, 하나의 질문을 다양한 각도에서 반복적으로 탐구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5단계. 출판사 성향에 맞춰 기획을 조정한다
투고 메일을 여러 출판사에 동일하게 보내는 방식은 편집자에게 즉시 드러난다. 출판사가 주로 어떤 분야의 책을 출간해 왔는지, 어떤 독자를 상대하는지 이해하고 접근해야 한다.
특정 출판사를 수신인으로 명확히 설정한 원고는, 설령 출간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더 성의 있는 검토를 받는다. 이는 저자가 자신의 글과 출판사를 동일한 무게로 고민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단행본 원고 점검용 위계 표
| 구분 | 점검 내용 | 핵심 질문 |
| 기획 | 취지·메시지 | 이 책은 왜 필요한가 |
| 타깃 | 독자 설정 | 누가 이 책을 가장 필요로 하는가 |
| 태도 | 글의 목적성 | 누구에게 무엇을 말하는가 |
| 콘텐츠 | 분량·확장성 | 한 권 분량으로 성립하는가 |
| 전략 | 출판사 적합성 | 왜 이 출판사인가 |
마무리
단행본 원고는 ‘잘 쓰면 되는 글’이 아니다. 기획, 독자, 메시지, 태도, 전략이 유기적으로 맞물려야 비로소 책이 된다. 특히 인문·논픽션 분야에서는 저자의 전문성, 직접 꺼내 보일 수 있는 이야기, 최소한의 문장력이 기본 조건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전제는 많이 읽는 사람만이 좋은 책을 쓸 수 있다는 사실이다. 내가 쓰고 싶은 책과 비슷한 책을 충분히 읽어야 내 책만의 차별점이 보인다. 동시에 전혀 다른 분야의 책을 읽어야 독자라는 집단이 입체적으로 그려진다.
출간을 목표로 글을 쓰고 있다면, 오늘 쓰는 문장보다 먼저 이 책의 구조와 목적을 설명하는 문장부터 써야 한다. 그것이 평범한 글을 단행본 원고로 바꾸는 가장 현실적인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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